"용역깡패들의 폭력성 랩으로 노래해요"
힙합 뮤지션들, 명동서 재개발 철거 항의 공연
"한 방에 밀어버리고 여기 전부 돈 되는 건물을 지어야 된다. 그래야 마 일당이 나와(중략) 유성에선 내쫓아 대포차로 받아버려, 한진에선 경찰특공대와 우린 드림팀 죄다 패놓자 명동에선 선배가 서울이니깐 더 좀 참으래."(시원한 형의 '용역깡패가'중)

25일 오후 서울 명동성당 앞에서 무자비한 재개발에 반대하는 힙합 뮤지션들이'용역깡패와의 랩배틀: 본선-명동 재개발 구역'공연을 연다. 사회참여적 음악인 집단 '춤추는 제자리표'의 리더 '시원한 형', 인터넷 팟캐스트방송 '나는 꼼수다' 로고송인 '닥치고 정치'를 부른 제리케이 등 다섯 팀의 뮤지션이 참여한다. 용산 참사 등 재개발 과정마다 반복되어 온 용역업체 직원들의 폭력적 철거에 항의하고 국회 계류 중인 강제퇴거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의미다. .

지난해 재개발 시행업체의 철거 강행으로 논란이 됐던 '제2의 용산' 명동 3구역에서는 9월 세입자와 업체 간 보상 문제가 합의됐지만 명동 2ㆍ4구역에는 아직 불씨가 남아 있다. 이원호 강제퇴거금지법 제정위원회 사무국장은 "2월 말에서 3월 초로 예정됐던 사업시행인가를 기다리고 있는 2ㆍ4구역 세입자 20세대는 폭풍전야 같은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대로에 면해 있는 3구역 재개발 공사가 시작된 후 그 안쪽인 2ㆍ4구역은 사실상 고립됐다. 공사장에 가로막혀 상권이 죽고, 가게들은 개점휴업 상태. 3구역 철거 과정을 지켜본 세입자들이 자신도 폭력 사태를 겪을 수 있다는 두려움에 시달리고 있다.

이들의 불안을 세상에 음악으로 알리기 위해 지난해 철거에 항의하는 세입자와 활동가, 문화예술인들이 집합해'명동의 두리반'으로 불렸던 '카페 마리'의 투쟁에 동참했던 시원한 형이 나섰다. 공연 기획, 뮤지션 섭외, 세입자를 위한 기부금 마련을 총괄했고 당시 경험을 담은 곡 '용역깡패가'를 선보인다. 힙합 뮤지션인 '시원한 형'은 "용역업체 직원들이 새벽에 '카페 마리'에 들이닥쳐 파이프를 휘둘렀고, 골목마다 의자를 놓고 앉아 명동 전체를 공포 분위기로 몰아 넣었다"며 "그것을 보면서 재개발 과정에 만연한 폭력에 적극 대응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춤추는 제자리표는 2010년 10월 만들어진 후 노숙인, 대학 비정규직 강사, 청소년 성소수자, 대학거부자 등과 연대 공연을 해 왔다. 시원한 형은 3월 휴학 중인 서울 소재 대학 사회학과를 자퇴한 후 경쟁, 서열 중심 사회에 반대하는 의미로 대학 진학을 거부한 이들인'투명가방끈들의 모임'과 함께 문화행사를 열 계획도 갖고 있다.

http://news.hankooki.com/lpage/society/201202/h2012022302411321950.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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