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재림한 마녀사냥, 1편

1.중세의 마녀 사냥 

중세시대 하면 먼저 무엇이 떠오를까 ?

대부분 사람들의 관념 속 장면은 기독교의 위엄 있는 성자, 기사도의 아름다움, 십자군 전쟁의 참혹함 그리고 마녀사냥일 것이다. 알고 있겠지만 그 당시 종교인들은 기독교라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등에 업은 체 자의적인 판단으로 멀쩡한 인간을 마녀로 내몰고는 했다.

마녀임을 확인 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 물에 빠트렸을 때 떠오르면 마녀다 -

- 바늘로 찔러 피가 나오지 않으면 마녀다 -

- ‘마녀임을 확인해도 되는가’ 하고 질문했을 때 ‘네’라고 답변하면 마녀다 -

이 외에도 옷차림이나 생김새가 특이하거나, 여자로서 정숙하지 못한 행동을 하면 즉시 마녀로 몰려 화형을 당하기 일 수였다. 지금 생각하면 너무 폭력적이고 야만적이지만 그 당시 시대성은 그것을 긍정하였으며 마녀에게 불을 붙이는 교황의 손을 들어 줬다.시민들은 거리로 나와서 돌을 던지고 화형이란 유희를 즐겼다.

 










2.현대의 마녀 사냥

중세에는 마녀가 존재하는가 ?나의 대답은 ‘그렇지 않다.’ 이다.
그러나 그 당시 사람들은 마녀의 실존을 절대적으로 신뢰했다.

현대의 마녀는 존재하는가? 나의 대답은 ‘그렇지 않다’ 이다.
그러나 현재 많은 사람들은 인터넷 커뮤니티의 익명성이란 갑옷을 입고

공인’이라는 정체성을 가진 존재를 ‘군중의 상식’이라는 절대적인 법관의 판단 하에 인민재판에 세운다.

(실질적으로 공인이 아닌 연예인과 유명인이 대상이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얼마 전 사회적인 파장을 일으켰던 타블로
비교적 최근인 ‘나는 가수다’ 사태
그리고 서태지와 이지아

위 사건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풀겠다.




1) 공인/유명인 공적 업무/사생활에 대한 구분이 없다.

공인 : 명사
공적종사하는 사람.
연예인은 ‘공적영역’에서 활동하는 ‘사적 인물’일 뿐이다.

공인이라면 정치인/행정공무원 등 사회전반적인 영역에서 활동을 하는 사람을 일컷는다.
그러나 아무리 공인이더라도 사적영역에 대한 지나친 관심과 침해는 개인의 인권에 대한 억압이다.
우리 중 누구의 ‘알권리’가 개인의 사생활의 인권보다 중요성이 클까?


서태지는 최고의 스타이다. 그리고 사생활을 알 수 없는 이지아 역시 코겔 청 마져 뒷조사를 포기할 정도로 신비주의적 인물이고 급속도로 주연을 맡으며 일약 스타덤에 올라 사회적 호기심이 더욱 부가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네티즌의 집단적인 궁금증이 연예인이라는 개인의 사생활을 미디어를 통해 공론화 시키고 심지어 코겔청에서의 불법적인 일명 ‘신상털기’ 역시 아무런 죄책감 / 행정기관에 제지 없이 이뤄진다는 것은 끔찍한 일이다.






2) 다름을 틀림으로 재판한다.


ㄱ.타블로의 학력은 진실로 밝혀졌다. 이제는 타블로가 방송에서 약간의 과장을 했던 사실을
가지고 비난한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라는 속담을 진리로 여기고 겸손하지 못하다고 해서 비난한다.
ㄴ.‘나는 가수다’는 기획자체가 넌센스다. 예술은 스포츠가 아니다. 다양성이 어느 분야보다 존중되어야 한다. 이 프로그램은 어느 정도 반열에 오른 최고의 가수 즉 예술가에게 등수놀이를 시킨다. (여기서는 나는 가수다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생략하겠다.) 중요한 건 예술가들이 서바이벌을 할 수 밖에 없는 사회적 구조라는 것이다.


‘국민 가수’ 김건모의 탈락은 가수의 존엄성의 엄청난 훼손이었고 다음 회에서 베테랑 가수가 손까지 떠는 모습으로 부담을 표상화했다.이 탈락은 시청자에게도 유쾌하지 않다. 그런데 같은 동질감을 느낀 가수 그리고 한자리에 있던 참가자 또한 누구보다 감성적인 음악을 들려주던 이소라씨 에게는 얼마나 더 크게 다가 왔을까?생각하면 이소라의 발언은 충분히 이해가 간다.


김제동 역시 재도전을 제시한 것은 ‘공정성’을 깨는 것이 아닌 잘못된 ‘경쟁구조’를 깨자는 취지는 아니였을까 싶다.

‘김건모’의 재도전 의사역시 그가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약간은 권위주의적으로 보인 모습도 있지만 이건 개인의 문제라기 보다, 사회전반의 권위주의적 문화와 가수계의 위계질서와 관련되었다고 본다. 김건모라는 개인도 그 구조속에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반적인 네티즌들의 반응은 이들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아닌 규정하고 배제하고 낙인을 찍어 버렸다.
이소라 에겐 '넌 어떻게 방송에서 짜증을 내냐'며 진정한 마녀 만들기가 이루어졌다.
김제동 역시 ‘넌 공정성을 어겼어’라는 낙인을 찍고 김건모에겐 ‘나는 선배다’ 라는 비아냥을 날린다.

이들은 인터넷과 신문 각종 매체를 통해서 수없이 까이고 또 까인다. 몇 일 동안 온 세상을 그들에 대한 비난이 뒤덮는다. 무슨 범죄라도 저지른 파렴치범 마냥.
그들은 엄청난 상처를 입을 것이고, 자신감을 잃을 것이다.
그들의 다름 혹은 잘못이 이렇게 큰 결과를 불러와야 하는가?










3)책임지는 이가 없다.

네티즌의 공격성은 냄비와 같다.
일단 끓어오르면 너도나도 일단 침을 뱉고 돌을 던진다. 정확한 사실 인식 없이 대중의 광기 안에 하나가 된다.


그리고 타진요 사건처럼 진실이 밝혀지고 피고가 피해자가 되었을때는
아무런 사과, 반성, 자숙이 없이 그냥 입을 싹 닦아 버린다.

참으로 더럽고 추악하다.

그로 인한 피해는 경험했듯이 자살로 까지 이어진다.
이것은 개인의 비극인 동시에 그것을 방치한 사회의 비극이다.

이것은 누구의 책임인가 ?

 

2011년 5월 8일 또 한 번 한 아나운서가 교수대 위에 오르고 있다.

이것을 아무도 막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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