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인디뮤지션들이 제작 나서… “비흡연자에게 사실상 폭력”

 

김모씨(30·여)는 출퇴근 길이 곤혹스럽다. 집 앞 골목길과 횡단보도 등 길거리에서 담배를 피우며 지나가는 사람들 때문이다. 김씨는 “담배 연기를 피하려 빠른 걸음으로 흡연자를 앞질러가기도 하지만 대부분 여의치 않아 코를 막는다”면서 “‘길거리에서 담배 피우지 말라’고 말하기도 무서워 그냥 참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부터 면적 150㎡(약 45평) 이상의 음식점과 커피숍, 술집 등이 금연구역으로 지정됐지만, 김씨처럼 길거리 흡연으로 피해를 보는 이들은 여전하다.

길거리 흡연을 자제하자는 뮤직비디오가 만들어지고 있다. 인디뮤지션 ‘시원한 형’(28) 등 3명은 ‘담배 피워도 돼?’라는 노래와 노랫말을 완성하고, 이를 뮤직비디오로 제작하기 위한 자금을 소셜펀딩으로 마련 중이다.

이들은 노랫말에서 길거리 간접흡연을 폭력으로 규정한다. “점점 늘어가 금연의 공간/ 불편해진 흡연가들 그 마음은 공감/ 그러나 한 번 생각해봐 지금까지 누렸던/ 그 권리가 정당했나 마구 휘둘렀지 무조건/ …/ 담배, 기호 이전에 폭력.”

 

길거리 흡연의 배경에는 ‘가부장주의’가 있다고 비판한다. “기억도 안 나게 몸에 스며들었던 기득권은/ 담배 연기처럼 그를 안락하게/ 그러나 주변 사람들 모두 안락사해/ 양반은 남성 가부장 어른이 돼/ 족보처럼 대대로 물려받은 권력의 기회.”

노래는 비흡연자들에 대한 배려를 강조하며 끝난다. “흡연가들은 언제나 1인칭/ 아직까지도 내 이야기는 그저 1인 시위/ 전혀 중요하지 않아 누가 피우는지/ 중요한 건 말이야 누가 네 앞에 있는지/ …/ 담배 피워도 돼? 좀 필게?/ 비흡연자는 알아서 비켜/ 한 대 쳐도 돼? 좀 칠게?/ 묻지 않는 게 예의야 이젠.”

대학 거부 활동과 강제퇴거 반대를 위한 공연을 펼쳐온 ‘시원한 형’은 “금연 공간이 늘어난 까닭에 흡연자들에게 불편해진 면은 있지만, 그들은 비흡연자에 비해 여전히 강자의 위치에 있다”며 “길거리 흡연이 비흡연자에게는 폭력이라는 사실을 생각해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304012205155&code=94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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